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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짧은 글

짐바브웨에서 우리는 사자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는다. (In Zimbabwe, We Don’t Cry for Lions)

by rainbowbrite 2015. 8. 8.



뉴욕타임즈 오피니언 페이지에 올라온 기고문입니다. 세실의 죽음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주는 것 같아서 우리말로 옮겨봤습니다. 그냥 내용만 봐주세요

(원문 : http://www.nytimes.com/2015/08/05/opinion/in-zimbabwe-we-dont-cry-for-lions.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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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에서 우리는 사자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는다(In Zimbabwe, We Don’t Cry for Lions)

 

by Goodwell Nzou


문자 메시지와 페이스북 게시물이 나를 혼란스럽게 했던 그 시간, 내 정신은 생화학의 유전자 편집에 몰두해 있었다.

 

세실이 정말 안 됐어.

 

세실이 짐바브웨에서 너희 집 근처에 살았니?

 

세실? 누구? 나는 궁금했다. 뉴스를 켜고 사자 한 마리가 미국 치과의사에게 죽임 당했다는 소식을 발견하고 나의 내면에 있는 마을 소년은 본능적으로 환호했다: 우리 가족과 같은 사람들을 위협하는 사자 한 마리가 줄었구나.

 

그 사자를 죽인 사람이 범죄자로 묘사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내 흥분감은 사라졌다. 나는 지난 5년간 미국에서 공부하면서 극명한 문화적 모순을 직면했다.

 

탄원서를 노래하는 모든 미국인들은 사자가 실제로 사람을 죽인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까? 세실이 사랑받고” “지역에서도 인기라는 이야기는 모두 언론의 과장 아닐까? 지미 키멜이 울먹인(https://youtu.be/_LzXpE1mjqA) 이유는 세실이 죽임당해서였을까? 아니면 세실을 라이온 킹심바로 혼동해서였을까?

 

야생동물 보호 구역에 둘러싸인 짐바브웨 우리 마을에서는 사랑받는 사자가 존재한 적이 없고, 사자에게 애정 어린 별명을 지어준 적도 없다. 사자는 공포의 대상일 뿐이다.

 

내가 아홉 살 때, 사자 한 마리가 우리 집과 가까이 있는 동네를 휘젓고 다닌 적이 있다. 그 사자가 닭 몇 마리와 염소를 죽이고 결국 소까지 죽이자 우리는 학교 갈 때 무리 지어 다니고, 밖에 나가서 놀지 말라는 주의를 들었다. 내 누이들은 더는 혼자 강가에 가서 물을 기를 수 없었고, 엄마는 숲으로 땔감을 구하러 가기 위해 칼, 도끼, 창으로 무장한 아빠와 형들이 엄마를 지키러 오기까지 기다렸다. (왜 무장한 남자가 땔감을 구하지 않고???)

 

일주일 후, 엄마는 나와 아홉 명의 다른 형제자매들을 모아놓고, 엄마의 삼촌이 공격을 받았지만, 다행히 한쪽 다리에만 상처를 입고 도망쳐 나왔다고 설명해주셨다. 그 사자는 마을에서 생명을 앗아갔다. 아무도 밤에 모닥불을 피워놓고 어울리지 않았고, 아무도 이웃집으로 걸어서 갈 엄두를 내지 못했다.

 

마침내 그 사자가 죽임당했을 때, 지역 사람이 죽였는지 아니면 백인 트로피 사냥꾼이 죽였는지, 밀렵 된 건지 아니면 합법적으로 죽임당한 건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 무시무시한 짐승을 물리치고 심각한 위험에서 벗어났다는 사실에 우리는 춤추고 노래했다.

 

내가 살던 곳에서 멀지 않은 마을의 한 소년은 최근 운이 좋지 않았다. 그 아이도 마을 사람들처럼 하마, 버팔로, 코끼리 등이 작물을 짓밟는 것을 막기 위해 밭에 나가 잠을 자다가 사자의 공격을 받고 사망했다.

 

도시에 사는 짐바브웨 사람들은 그런 위험 속에 살아가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세실의 죽음은 많은 동정심을 갖지 않는다. 한달 평균 수입이 150 달러도 안 되는 사람들에게 사파리는 사치이기 때문에 사자를 실제로 본 사람도 거의 없다.

 

오해하지 않기를 바란다. 짐바브웨 사람들에게 야생동물은 신화에 가까운 의미가 있다. 우리는 부족에 속해 있고, 각각의 부족은 신화의 조상으로 동물 토템을 하나씩 갖는다. 내 조상은 은쥬(Nzou), 즉 코끼리고, 전통에 따라 나는 코끼리 고기를 먹지 않는다. 동족의 살을 먹는 것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가 이런 동물들을 존중한다고 해서 그 동물들을 사냥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사냥을 막는 것도 아니다. (위험한 동물이 내겐 낯설지 않다. 나는 열한 살 때, 뱀에게 물려서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실제 이름을 지어주며 동물을 낭만적인 대상으로 보고, 해시태그에 열중하는 미국인들의 성향은 평범한 일(부유한 외국인은 자기 실력을 자랑하겠다고 거액의 돈을 쏟아 부으며 지난 10년 동안 무려 800마리의 사자를 합법적으로 사냥했음)을 우리 짐바브웨 사람들의 눈으로 보기에도 서커스처럼 우스꽝스러운 일로 바꿔 놓았다.

 

PETA(동물을 인도적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은 그 사냥꾼을 교수형에 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짐바브웨 정치인들은 우리나라를 형편없는 국가로 보이게 할 목적으로 미국이 세실의 죽음을 하나의 계략으로 연출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리고 지도에서 짐바브웨의 위치를 찾지도 못하는 미국인들은 최근 우리 대통령의 생일잔치를 위해 새끼 코끼리 한 마리가 도살되었다는 보도는 알지도 못한 채, 그 치과의사에 대한 국가의 범죄인 인도 요구에 대해서는 갈채를 보내고 있다.

 

우리 짐바브웨 사람들은 미국인들이 어째서 아프리카 사람보다 아프리카 동물을 더 걱정하는지 고개를 흔들며 궁금해하고 있다.

 

미국 동부에서 퓨마가 거의 멸종에 이를 때까지 사냥하도록 내버려뒀으면서 우리 동물들을 앞으로 어떻게 할 거냐고 묻지 마시라. 당신들의 숲은 콘크리트 정글로 만들어놓고 우리 숲의 개벌(皆伐 )을 한탄하지 마시라.

 

그리고 제발, 죽임을 당하고, 동족, 정치 폭력, 기아로 굶주리고 있는 우리 마을 사람들을 애도할 생각이 없으면, 내게 세실에 대해서도 애도하려 하지 마라


굿웰 은쥬(Goodwell Nzou)는 웨이크 포레스트 대학에서 분자 세포 생명과학을 공부하는 박사과정의 학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