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ns/어머니의 자서전10 1-1 The Autobiography of My Mother 우리 엄마는 내가 태어나는 순간 죽었다. 그래서였을까. 평생을 살면서 내 자신과 영원 사이엔 그 무엇도 존재치 않았다. 언제나 황량하고 캄캄한 바람만이 내 등 뒤로 불고 있었다. 삶이 시작될 때 나는 이렇게 살게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중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깨달았지만, 그때 난 이미 어린애가 아니었다. 그리고 그때 깨달은 것은 내가 남 부럽지 않게 가지고 있던 것들을 점점 잃어갔다는 것과, 가져본 적도 없는 것들을 점점 더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뭔가를 잃고 얻었다는 자각은 내 과거와 미래를 돌아보게 했다. 내 삶의 시점에는 얼굴도 한번 본 적이 없는 여자가 있었고, 내 삶의 끝에는 그 누구도 존재치 않았다. 나와 이 세상의 컴컴한 방 사이엔 아무도 없었다. 나는 평생 벼랑 끝에 서있는 것.. 2014. 7. 29.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