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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와 함께한 시간

세상에서 공부가 제일 싫은 아이

by rainbowbrite 2022. 2. 28.

나는 둘째가 참 어렵다. 너무 사랑스럽지만 어렵다.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많은 근심을 주었던 아이였다. 처음엔 발달이 너무 느려서, 그리고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고 자기 세계에만 빠져 있어서, 그리고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서, 그리고 공부를 너무 싫어해서. 어디 내놔도 특이하단 소리를 들을 만한 아이다.

 

보통의 부모나 유치원 교사, 학교 교사는 평균이라는 수치를 기준으로 삼고 아이들을 대하는 경우가 많게 느껴진다. 평균보다 우수한 아이, 평균보다 뒤떨어지는 아이, 평균보다 많이 뒤떨어지는 아이. 아이들의 발달 수준을 판단해서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점은 이해가 되지만, 각각의 아이들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고, 어떤 행동적 특성을 보이는지 보다도 '보통', '평균' 이라는 기준으로 아이들을 판단하는 건 좀 아쉽게 느껴진다. 우리 아이가 그 평균에 많이 미치지 못해서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일 수도 있고. 그런 면에서 고민거리를 주지 않았던 첫째에 비해 둘째는 참 어렵다. 

 

얼마전부턴 둘째를 우리 영어학원 1단계에 등원 시키고 있다. 학원에 나오면서 학습적 흥미를 금방 잃게 될까봐 좀 걱정을 했었다. 지금까진 학습과 관련된 수업은 다 아이가 거부했던 터라 좀 조심스러운 마음이었고. 그런데 이곳이 아빠 학원이라 편한함을 느낀 건지, 아빠는 혼내지 않는다는 걸 알아서 안심을 한 건지. 두 달 가까이 너무 재밌게 다니고 있다. 빨리 영어학원 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알파벳도 제대로 모르던 아이라 처음엔 알파벳부터 시작을 했는데 이젠 영어 읽기 진도가 어느 정도 나갔는데도 어렵단 소리 않고 잘 따라온다.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 말하기 시간에 배운 단어들을 배우자마자 집에가서 일상생활에 적용하는 걸 보고 많이 웃었다. 좀 어려운 수준으로 넘어갔을 때 흥미를 잃지 않을까 여전히 살짝 걱정이 되긴 하지만 그래도 시작이 좋으니 잘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둘째를 키우면서 항상 생각하는 것은 아이가 자기 자신을 이상하거나 부족한 사람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 모습조자 그 아이가 가진 재미있는 특성이고 아이도 그런 모습을 즐기면서 발산하고 살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평균보다 부족한 부분을 평균으로 올리려고 애쓰고, 특이한 행동들은 억눌러서 못하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다. 

 

어제는 같이 공부하러 들어가기 전에 아이랑 전에 꽁트를 하나 만들어서 찍어봤다. 

 

 

 

고양이의 좋은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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