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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우리가 영화를 표현하는 방법.

by rainbowbrite 2014. 3. 5.

"그 영화 어땠어? 재밌어?"


우리가 흔히 친구에게 영화 감상평을 부탁하는 방법이 이렇다. 그리고 그런 질문에 대한 대답도 대부분 비슷할 것 같다. 


"응, 재밌어. 꼭 봐." 또는 "아니, 별로야. 재미없어."


그런데 이상한 건 그 영화가 감동적인 영화일 수도 있고, 슬프거나 무서운 영화일 수도 있지만, 우리가 영화를 표현하는 방법은 거의 "재미"로 국한되는 것 같다. (물론 그렇게 표현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자, 그럼 여기서 "재미"라는 어휘의 사전적인 의미를 한번 찾아보자. 


명사


1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

    취미 생활의 재미

 

2 .안부를 묻는 인사말에서, 어떤 일이나 생활의 형편을 이르는 말.

     아이고, 이게 얼마 만인가? 신수를 보아 하니 재미가 좋은 것 같군.  


3 .좋은 성과나 보람.

    길목에 벌여 놓은 좌판은 그 재미가 톡톡했다.


역시 '재미'라는 단어는 즐거움과 관련되어있지, 부정적인 의미를 전혀 담고 있진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재미"라는 단어를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예전에 직장에서 미국인 동료와 영화 얘기를 하다가 "그 영화 재미있어(interesting)?"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러나 답변은 뜻밖에 "아니, 진짜 슬프더라(sad)." 였다. 그래서 난 속으로 '아, 이 영화는 아주 재밌는 영화구나. 봐야겠다.'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가 '재미있다'라고 표현하고 이해하는 방식은 참 재미있다. 그 대상이 즐겁든 슬프든, 나를 몰입하게 하고 어떤 종류이든 깊은 감정을 느끼게 하는 거라면, 우리는 '재미있다'라고 표현한다. 우리만의 표현방식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면 이런 표현도 가능하지 않을까?


"삶은 재미있다." 


그 안에는 기쁨도 있고 슬픔도 있다. 평안도 있고 고통도 있다. 그래서 그런 모든 감정을 복합적으로 표현한다면 재밌는 인생이라는 것이다. 


이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참 지혜롭다. 


지금까지 우리 말을 내 마음대로 해석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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