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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by rainbowbrite 2014. 3. 14.

   우리가 외국어를 배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얼마 전에 트위터에서 어떤 유저와 토론을 한 적이 있다. 사실 토론의 주제가 뭐였는지 지금은 생각도 잘 나지 않는다. 트위터에서 토론이 대부분 그렇듯 서로는 이미 정해진 입장에서 상대를 설득하려 하다가 그게 안 되면 거기서 끝내거나 아니면 욕을 한 바가지 하거나 정신승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곤 한다. 

 

   그런데 그 사람은 이상하게 갑자기 영어로 멘션을 보내기 시작했다. 왜 그랬을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 사람의 의도는 잘 모르겠다. 다만 조금 무례하다는 생각은 했다. 그래서 그 사람에게도 상대가 엉어를 할 수 있는지 없는지도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영어로 멘션을 보내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거 아니냐고 답멘션을 보냈다. 물론 영어로. 그렇게 흐지부지 대화는 끝나고 말았지만 좀 찝찝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나라에서 영어는 외국어로서의 기능도 하지만 구직자들에게는 가장 중요한 스펙 중 하나이고, 학생들과 학부모에게는 (조금 심하게 말하자면)숭배의 대상이다. 

 

   나한테 다짜고짜 영어로 맨션을 보낸 사람에게 내가 화가 난 이유도 아마 그 사람이 영어를 좀 한다는 이유로 자신의 우월감을 나타내려고 했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외국어를 잘한다는 것에 인격이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어는 하나의 도구이다. 어떤 도구냐면 매우 귀한 도구이다. 그런데 그 귀한 도구가 자신의 우월성을 나타내거나 취업의 스펙으로만 사용된다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왜냐면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원래 사랑이기 때문이다. 

 

 

 

 

 

   "가장 쉬운 건 내 모국어를 다른 사람이 배워서 내게서 사랑을 얻을 일입니다. 나는 그렇게 사랑을 줄 일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껍데기가 아닌 알맹이를 원하면 나 또한 상대의 언어를 배워야 합니다. 그렇게 사랑할 일입니다. 만일 껍데기와 알맹이의 차이로 만족하기 싫다면요. 그것은 그래야 하는 것이지요.

 

  가장 어려운 건 내가 모국어를 갖고 있으면서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내가 남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서입니다. 그것은 알맹이와 같습니다.

 

 

 

  언어만 놓고 볼 때, 가장 큰일은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사랑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외국어를 배웠습니까?

 

  이제 우리는 당신에게서 사랑을 보게 됩니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건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목사님이 오래전에 미니홈피에 올리신 글인데 계속 마음에 남는 글이다. 그래서 학기가 시작할 때마다 아이들에게 이 글을 읽어줬었다. 

 

 

 

외국어를 배운다는 건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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