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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마음약방] 지은이 뮤약사

by rainbowbrite 2023. 6. 28.

뮤약사님의 [마음약방] 첫 장을 펼치고 목차를 봤는데, 목차에 있는 소제목 하나 하나가 너무 시선을 끌어서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세이 목차의 소제목을 보고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게 쉽지 않은데 정말 읽기 전부터 기대되는 마음이었다. 
 

 
재밌었던 일은 이 책을 먼저 읽고나서 이 책을 쓴 분이 내가 아는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OO쌤이 뮤약사였어요?"
 
그런데 어쩐지 그분이 뮤약사일 것 같았다. 책의 앞 부분은 뮤약사 작가님이 약사가 되는 과정이 언급되어 있는데, 정말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기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보고 싶은 마음과 그런 탐구를 시작하는 과정 또한 절절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그런 혼란이 이해가 안 될 수도 있다. 약사라는 직업이 우리나라에선 어느 정도 안정이 보장된 직업으로 인식이 되고 있기 때문에, 약대만 들어가면, 약사면 되면 인생이 잘 풀리는 거라고 생각하기 쉬우니까. 
 
그렇지만 뮤약사님이 겪은 혼란은 너무나 이해가 되는 것이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지 내 아픔의 정체가 무엇인지 잘 모르는 상태에서 내 번듯한 직업이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직업이라는 것도 어찌보면 나의 정체성의 표현,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에 대한 표현이기 때문에 뮤약사님의 고민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오히려 그런 고민조차 하지 않고, 타인이 정해준 정체성에 자기를 의탁해버린다며 그게 정말 문제가 될 것이다(보통은 문제라고 인식조차 못하겠지만). 그래서 약사로서,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시작하셨다는 사실이 새삼 대단하고 놀라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마음' 과 '약'이라는 말이 언뜻 보면 잘 어울리지 않는 말일 수도 있다. 약이라고 한다면 보통 '화학적인 물질'로 우리 몸의 질병을 치료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데, 그것이 마음과 하나의 제목에 등장하고 있으니까 말이다. 아파서 찾아오는 사람들, 우리가 보통 환자라고 지칭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이 책에 가득 담겨있다. 작가님은 그 사람들과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픔으로 표현된 그들의 마음을 읽어주고 있다. 아픈 사람의 마음을 읽고주고 그 아픔의 정체를 궁금해한다는 것, 그리고 그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마음약방'이라는 제목이 딱이다. 
 
"나는 약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약국에서 사람들의 마음을 살펴보는 일을 하고 있지만, 어떤 직업이든 관계없이 우리는 마음과 마음이 닿을 수 있는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형식적인 지식의 틀에 갇히지 않은 채로, 각자의 실제 삶의 문제와 아픔들을 해결해나가고 도울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함께 마음을 표현하고, 누군가의 마음이 또 다른 누군가의 마음에 스며들 수 있다면 좋겠다. 이슬과 이슬이 만나 함께 땅을 촉촉이 적시고 생명을 길러내듯이. 그렇게 서로의 마음이 연결되는 세상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대가 어디에서 있든, 무엇을 하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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