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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힘이 없다.

by rainbowbrite 2023. 10. 10.

   가끔 내 상태를 겉으로 표현할 때 자동차의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잡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정말 시원하게 달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는 반면에 그것을 브레이크처럼 잡아끄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그러다 엔진은 과열이 되고 자동차는 퍼져버리는 상황. 지금 딱 그 꼴이다. 매일 집과 일터를 기계처럼 왔다갔다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어디든 숨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다. 나를 잡아끄는 건 도대체 뭔지, 그걸 알면 잘라버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것도 결국은 내 마음이다. 

  누구한테 말하기도 좀 힘들다. 뭐라고 말할거야. 뭐가 힘들다고 말할 거야. 말로 잘 표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외로운 마음이 들고 고립감이 든다. 어떻게든 이 상황을 돌파하고 싶은데, 그것도 결국은 내 몫이라는 게 힘겹고 그래. 가만히 앉아서 배가 어디로 가든지 해류에 맡겨버리고 말아버리는 거 정말 괴로운 일이다. 노를 저어야 하는데,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겠고, 내가 노를 저어서 갈 수 있는 곳이 있긴 한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미 어떤 길에 들어서있는 것 같은데, 이 길이 맞는 것 같은데..잠시 길을 잃은 건지, 잘못된 길로 들어선 건지. 

   달리고 싶다. 힘차게 노를 젓고 싶고. 모든 걸 쏟고 싶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서 힘들어서 지쳐 쓰러지는 것보다, 죽도록 달리다가 지쳐 쓰러지고 싶다. 그게 분명한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