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23

WPI 상담 실습 1학기를 마치며..

by rainbowbrite 2023. 6. 19.

  지난 토요일 최종 발표를 끝으로 3개월여간 이어졌던 상담실습 과정 1학기를 마쳤다. 우리 조의 최종발표를 맡아서 이 과정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이 과정을 통해서 변화된 부분을 정리하여 발표를 했는데, 열 몇 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처음 발표를 맡게 되었을 때 어떤 얘기를 해야하나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 확인한 부분이 명확했고, WPI를 공부하면서 이것을 통해 내가 앞으로 해야할 일도 명확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WPI를 공부하면서 사람들은 보통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그리고 알고 싶어하지 않는 어떤 '지혜'에 접근해 나간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 재밌고 의미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우리 학생들의 프로파일을 보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간다는 것도 나름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이었고, 학습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의 마음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특히 로맨 에이전트로 중노동 하듯 공부하는 아이의 마음, M자 형으로 뭘 어떻게 공부해야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아이의 마음을 확인할 때는 아이의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는 경험도 하게 되었다. 아이들과 상담 할 때 '내가 너희 마음을 알아줄게'하는 마음으로 묻고 질문하긴 했지만,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고, 지금보다 더 실력을 길러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 아이들의 인생에서 나를 스쳐가는 이 몇년의 시간 동안 자기를 잘 알고 성장하는 경험을 하게 되면 그것보다 더 큰 의미는 없는 것 같다. WPI 덕분에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고, 한발 더 나아가 구체화할 수 있게 된 것 같아서 지금 상담 실습과정이 유익했다. 

 

   다른 조원 분들의 발표를 들으면서 나름 신기한 경험도 하게 됐는데, M형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고민이 정말 비슷하고 어떻게 살아야 하고, 살고 싶은지에 대한 자신의 정체성이 비슷하게 표현된다는 게 놀라웠다. 특히 발표 내용 중 내가 준비한 내용과 비슷한 표현들이 나올 때는 웃음이 나기도 했다. 그리고 뒷풀이 장소에서 합석하게 된 연구원 분의 1인 출판 이야기를 들었는데, 10년 전에 자메이카 킨테이드의 소설 '내 어머니의 자서전'을 국내에 소개하고 싶어서 1인 출판 강의까지 들었던 경험이 생각나서 이야기하기도 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절절한 그분의 마음이 느껴졌다고 할까. 최소한 이곳에선 내가 이상하고 별난 사람이 아니라 그냥 평범한 사람인 것 같아서 마음이 편했다. 

 

   그리고 한 학기 동안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공부했던 멘토 교수님과 우리 도반들. 각자 삶에서의 변화를 목격하고 함께한 시간이 너무 귀하다. 그분들의 삶이 계속 궁금할 것 같고, 좋은 소식이 있으면 알려주고 싶을 것 같고. 

 

   M자 형의 마음을 가졌기 때문에 앞으로 이어질 삶도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어떤 삶도 쉽지는 않겠지만). 오르락 내리락 계속 하게 되겠지. 그래도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가만히 있지는 않겠다는 거. 바다 위에 목적지 없이 둥둥 떠다니는 배처럼 살지 않을 것이고, 동굴에 숨어서 밖에 날씨가 좋아지기만을 막연히 기다리며 살지도 않을 거다. 남들이 좋다는 것을 따라가지도 않을 거고 내가 좋은 일, 내가 가치를 부여하는 일에 힘을 쏟으며 살고 싶다. 

   다른 사람들이 내 마음을 읽어주진 못해도, 그래도 나는 내 마음을 읽어줘야지 하는 마음으로. 

<프로파일의 변화. 아이디얼 M자 셀프>

 

'2023'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약방] 지은이 뮤약사  (0) 2023.06.28
소설 [우리 없는 세상] 감상평  (0) 2023.06.22
<빌리 엘리엇> 아버지 재키  (0) 2023.06.16
영어학원의 자체 제작 교재  (0) 2023.06.15
트레이닝을 하면서..  (0) 2023.06.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