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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트레이닝을 하면서..

by rainbowbrite 2023. 6. 14.

   요즘 강사를 트레이닝하면서 꽤 재미를 느끼고 있다. 분명 난 내가 가진 노하우나 지식을 누군가에게 전수해 줄 때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하고자 하는 수업의 방향성이 뚜렷한 만큼 트레이닝하는 선생님께 드릴 수 있는 피드백도 명확하다는 것 또한 느끼고 있다. 얼마만큼 이해하고 성장하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과정이 그분께는 분명한 성장의 기회는 맞다. 어디 가서도 이런 트레이닝을 받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보통 이름 있는 대형 어학원이라고 하는 곳도 강사에게 교재가 주어지고 효율적으로 교재를 커버하는 것이 수업의 목표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 그렇게 되면 학생들의 필요와 특성은 무시하고 강사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만 완성한다는 차원에서 수업이 구성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의 다른 점은 우리에게 주어진 학생들의 특성과 수준을 파악한다는 것이고 그것에 부합하고 강사 자신도 마음에 드는 컨텐츠로 교재를 직접 제작한다는 점이다. 그것뿐만 아니라 교재에만 국한되지 않고 얼마든지 상황과 필요에 따라 수업을 변형할 수도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역동적인 수업을 이끌어나갈 수 있다. 

   가장 안 좋은 상황이라고 한다면 강사가 수업 자체를 루틴화 해서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수업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형화된 수업의 틀을 만든다는 차원에서 이게 좋아 보일 수도 있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될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학생들과는 동떨어진 강사 자신만의 메뉴얼화 된 수업으로 연결되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수업 방식이 어렵다. 기본적인 틀이 있는 것 같으면서 틀에 국한되지 않고, 그렇다고 완전 자유분방한 것도 아니면서 분명한 목표가 있는 수업이 우리의 수업이라고 규정할 수 있을 것 같다. 즉, 새로운 강사 선생님이 내 수업을 청강하면서 관찰을 했을 때 볼 수 있는 부분은 우리 수업의 전체 중에 정말 일부에 불과하다. 이 수업이 계속 반복되는 형태로 간다면 한두 번 수업을 관찰하면 더 볼 게 없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거든. 그래서 가장 기본이 되는 부분의 트레이닝을 하고 나름대로 그 방식이 익숙해지면, 추가적인 트레이닝이 주어질 것이고 그게 익숙해지면 또 다른 형태의 트레이닝이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그러고나서야 아마 우리의 수업에 대한 나름의 윤곽이 잡히지 않을까 싶다. 내가 생각해도 쉽지가 않은데 강사 선생님은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생각하면 잘 해드릴 수 밖에 없다. 오늘은 초등부 전체 수업을 단독으로 들어가시는 날이나 내가 더 긴장이 된다. 

    이렇게 우리 교수법을 선생님께 전달을 하면서 트레이닝을 하고 있자니 그동안 쌓아왔던 우리 학원의 자산이 꽤 크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마음에 든다, 우리의 방식이. 그런데 과거에는 왜 그렇게 수업이 마음에 안 들어서 힘들어하고 괴로워하고 그랬는지..그래도 그런 수련의 시간이 지금의 발전의 밑거름이 된 것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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