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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일 밖에는 없다

by rainbowbrite 2023. 6. 13.

  요즘 일이 많아서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학원에서 보내고 있다. 스트레스가 좀 되는지 어깨가 너무 아픈데, 통증이 올 때마다 느끼는 게 어깨가 위로 살짝 올라와 있다. 뭔가 긴장을 하고 있는 거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 상태. 좀 신나고 즐겁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까지 하기는 쉽지가 않은 듯하다. 새로 출근한 직원을 트레이닝하고 여러가지 일을 시키고 있는데 나름 잘 따라오고 있다.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은 당연하기에 잘 하신 부분을 칭찬하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 수업을 익히기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 부원장으로서의 정체성을 기대하기는 아직 좀 이른 상태. 그래도 수업이 익숙해지고 이 분위기에 익숙해지면 나아질 거라고 기대한다. 꼭 그렇게 되실 거다. 

  이렇게 수업을 가르치면서 트레이닝을 하고 있으니까 8년 전 개원했을 때가 많이 생각난다. 무슨 생각으로, 무슨 용기로 했는지 모르겠어. 그때 나는 무지무지 허접하다고 생각을 했었다. 수업도 부족하게 느껴지고, 운영도 부족하게 느껴지고 했으니까. 그런데 강사를 트레이닝하면서 느끼는 건 그래도 그때 못한 게 아니구나, 내가 내 사업에 대해서 책임지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 몰입하고 성과를 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잘 했다, 셀프 칭찬. 

   잘 하는 수업에 대해서 생각할 때 보통은 티칭 스킬을 생각할 수 있겠지만, 스킬이 우선 순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스킬이야 보고 배우면 그만인 거니까. 그렇지만 어떤 의도를 갖고 수업을 디자인하고 학생들을 지도해 나갈 건가에 대한 문제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고민이 부족하면 선생이 혼자 떠들고 설명하고 끝내는 수업이 될 수밖에 없다. 뚜렷하게 해야할 건, 내가 무엇을 가르치고 싶은지 명확하게 해야하는 일이다. 그냥 보통 학원처럼 영어의 4대 영역 6대 영역을 가르치겠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수업을 했다가는 교재를 끝내는 게 지상목표인 질 떨어지는 수업이 될 수밖에 없지. 그렇게 수업을 하고도 자기가 잘 가르친다고 착각할 수도 있는데, 그 중에 몇 명은 잘 따라오기 때문이다. 아무리 개떡같이 가르쳐도 찰떡같이 잘 알아듣고 공부 잘 하는 아이들을 잘 가르쳤다고 자랑하는 게 무슨 소용이 있겠어. 

   트레이닝을 하면서 교재를 직접 제작하는 과제를 내줬다. 이번엔 지문을 내가 선택해줬지만 앞으론 혼자 해야하는데, 본인이 가르칠 아이들의 수준, 필요 등을 상상상하면서 만드는, 그 아이들만을 위한 교재, 세상에 어디에 가도 이것보다 더 좋은 교재는 없는 것이다. 내 아이들만을 위해 만든 교재니까. 직접 교재를 만들어야하는 귀찮음과 수고스러움이 있겠지만, 얼마나 의미가 있는 교재인지 우리 선생님도 아시게 될 수 있음 좋겠다. 

   동료가 생겨도 혼자 일할 때와 다름없이 고독감이 드는 건 어쩔 수가 없더라고. 예전에 상담을 받을 때, 항상 외로움을 느끼고 고독감을 느끼는데, 누구에게도 이해받는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는 말을 했더니, 내 프로파일 상으로는 그게 당연한 거고, 그걸 해소시켜줄 사람을  찾기는 어렵대. 일 밖에는 없다고 하더라고. 일로 성과를 내는 거 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일을 하는데 있어서 내 생각이 뚜렷해지고 그걸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을 때 외롭다던지, 고독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게 될 거래. 맞는 말인 것 같다. 오늘도 아픈 어깨를 붙잡고 잘 달려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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