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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넷플릭스 영화 [먼 훗날 우리] 리뷰

by rainbowbrite 2022. 2. 25.

넷플릭스 영화 [먼 훗날 우리] 리뷰. (스포일러)

 

영화는 2007년 춘절 기차를 타고 고향을 향하는 두 남녀 '리젠칭'과 '팡샤오샤오'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흑백으로 바뀐 화면. 2018년 비행기 안에서 어색하게 마주치는 두 남녀의 모습은 지난 10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하게 한다. 그리고 영화는 10년 동안 리젠칭과 팡샤오샤오에게 일어난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특이한 점은 10년에 걸쳐 진행된 이야기이지만, 오로지 매년 춘절 연휴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만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매년 주변 상황과 둘의 관계는 달라져 있다. 

 

리젠칭과 팡샤오샤오는 고향을 떠나 각박한 베이징 생활을 하고 있는 남녀다. 2007년 춘절 고향으로 가는 기차에서 처음 알게 된 둘은 베이징에서도 친구관계를 이어간다. 리젠칭은 펑샤오샤오를 마음에 두고 있지만 선뜻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펑샤오샤오가 만나는 남자들이 다 베이징에서 번듯한 직장과 집이 있는 사람들이었는데, 아마도 그녀에겐 그런 조건들이 중요하다고 여겼던 것 같다. 리젠칭은 창문도 없는 성냥갑 같은 집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자기에겐 기회가 없을 거라고 단정 지었던 듯하다. 

 

그럼에도 둘은 곧 사랑에 빠진다. 여전히 가난했고 꿈을 이루는 건 너무 멀게만 느껴졌지만, 둘은 행복한 시절을 보낸다. 하지만 계속되는 가난과 미래 없는 삶에 리젠칭은 지쳐고 추락한다. 그런 모습을 지켜보던 펑샤오샤오도 결국 그를 떠나게 되고. 리젠칭은 떠나는 그녀를 붙잡지 못한다.  그리고 리젠칭은 각성 해서 원래 하려고 했던 게임 개발에 매진을 하고 큰 성공을 거둔다. 

 

그토록 바라던 집을 장만한 리젠칭은 펑샤오샤오에게 다시 시작하자고 얘기를 한다. 집을 사고 성공을 거두면 그녀가 자신을 받아줄 거라고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펑샤오샤오: 집이 없어서 널 떠난 게 아니야. 난 보금자리를 원했어 

리젠칭: 알아. 사랑과 보금자리를 원했지. 이젠 둘 다 줄 수 있어. 돈 벌어서 집도 샀다고. 

           네 소원대로 베이징에 집도 샀는데, 이건 사랑이 아니야? 

펑샤오샤오: 애당초 넌 내가 힘든 생활을 못 견딜 거라고 생각했잖아. 

                   네가 잘 먹고 잘 살게 되면 내가 무작정 좋다고 할 줄 알았어? 

리젠칭: 정말 널 알다가도 모르겠다. 

펑샤오샤오: 넌 처음부터 날 몰랐어. 전혀. 


그리고 2018년 재회한 그들은 서로를 그리웠했던 마음을 이야기하고 서로가 서로를 놓쳤다고 눈물을 흘린다. 늘 사랑했음을 고백하며. 하지만 돌이키기엔 너무 멀리 왔다. 

 

펑샤오샤오가 리젠칭을 처음 사랑하기 시작한 그때도 리젠칭은 가난한 사람이었다. 미래가 그리 밝은 사람도 아니었고. 그런데 리젠칭은 그런 펑샤오샤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고 번듯한 무언가가 있어야만 그녀에게 만족을 주고 자기가 사랑을 받을 수 있다고 오해한 것이다. 

 

집이 없어서도 아니고,  사랑하지 않아서도 아니다. 결국  이해하지 못해서 서로를 놓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