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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오늘도 달리기

by rainbowbrite 2020. 11. 5.

   엉치뼈 부상에서 회복된지 2주가 되었다. 통증이 사라지고 시험삼아 한번 달려봤는데, 특별한 통증이 느껴지지 않아서 다시 달리기를 시작할 수 있게 되었다. 부상 때문에 달릴 수 없게 되자 약간 낙심하는 마음이 들었다. 이제 뭔가 새로 시작하고 재미를 붙이려는 때였는데, 갑자기 부상이 찾아오니 그냥 풀이 죽어버렸다. 그래도 부상을 무시하고 운동하면 부상이 만성화 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를 들어서 그냥 운동을 포기하고 쉬었다. 그래도 그냥 쉰 것은 아니다. 

 

  스트레칭을 시작했다. 아무래도 근육에 문제가 생긴 것이기 때문에 스트레칭이 도움이 될 것 같았다. 엉치뼈 부근은 대둔근이 시작되는 곳이라고 하길래 대둔근 스트레칭 영상을 찾아 스트레칭을 시작했는데, 내 고관절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왼쪽 다리는 자연스럽게 되는 동작이 오른 쪽에선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통증도 너무 심했고. 그래서 골반 교정 스트레칭도 함께 병행했다. 아프고 힘들었지만, 스트레칭을 좀 힘들게 하고나면 다리가 풀리고 부드러워지는 게 느껴졌다. 좋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후에도 스트레칭은 계속 하고 있는데, 스트레칭을 제대로 하고 달리면 고관절에 기름칠을 한 것 같이 부드러운 느낌이 들어서 조금 놀랐다. 효과를 바로 확인하게 되니까 안 할 수가 없게 되었다. 

 

   1-2주차를 달릴 때는 달리러 나가는 게 엄청난 도전이었는데, 6주차에 접어든 요즘은 나가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안 된다. 날씨가 추워져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다만, 운동 강도가 높아지니 운동이 끝날 땐 다음 트레이닝은 더 어려울텐데,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약간 자신감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그날의 트레이닝을 잘 마쳤기 때문에 다음 트레이닝 걱정은 되도록 안 하려고 한다. 왜냐면 하루만 자고 일어나도 다음날 또 나가고 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약간의 변화가 있다면 몸의 회복 속도가 좀 빨라진 것 같다 (아직 달리기 두 달도 안 된 초보 러너이지만). 처음 달리기를 시작할 땐 하루 뛰고나면 다음날도 다리에 부담이 됐는데, 지금은 그런 부담이 훨씬 줄어들었다. 

 

  그래도 조금은 더 빨리, 보폭을 넓게 달리고 싶은 마음이 들긴 한다. 6분대 페이스로 달리는게 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좀 더 빨리 달리고 싶다. 그런데 페이스를 좀 높이면 금방 숨이 차고 부담이 돼서 금방 다시 원래 페이스로 돌아오게 된다. 아직은 내 수준이 안 되는 거니까 욕심부리지 말자고 다시 생각한다. 일단 지금 가장 큰 목표는 30분을 쉬지 않고 달리는 거니까. 페이스를 높이는 건 첫 번째 목표를 달성한 후에 천천히 해도 늦지 않을 것 같다. 5분 대 페이스로 30분을 쉬지 않고 달리는 상상을 하면 힘들 것 같으면서도 약간의 기대감이 생긴다. 어쩌다 내가 이렇게 되었는지. 

 

   아무래도 혼자 씨름하는 달리기가 영락없이 나한테 맞는 운동인 것 같다. 누군가와 약속을 정해서 구기 종목을 할 것도 아니고, Gym에 등록을 해서 운동하는 것도 어색하게 느껴진다. 누군가에게 맞춰줄 필요도 없고, 누군가의 페이스에 나를 맞출 필요도 없이 난 나의 운동만 하면 된다는 게 맘 편하고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달리기를 끝내고 마무리 걷기를 할 때의 청량감은 정말 최고다. 그때 비로소 근육의 압박감이 강하게 느껴지고 몰아쉬는 '숨'이 느껴진다. 아주 시원하게. 

 

   언젠가는 달리러 나가는 게 귀찮고 싫어지는 날도 올 것 같다. 뭔갈 꾸준히 할 때는 언제나 권태감이 올 때가 있으니까. 그래도 그때가진 즐기며 달리고 싶다. 성장하는 나를 목격하고 싶고. 그렇게 하면 싫증이 나는 날이 와도 잘 극복할 수 있는 힘도 생기지 않을까. 

 

<오늘 달리기 중 만난 석양. 이런 풍경에 감사한다. 2020/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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