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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완득이

by rainbowbrite 2020. 10. 27.

요즘 어떤 책 읽니? 라고 물어볼 수 있는 학생이 두어 명 있다. 항상은 아니지만 물어볼 때마다 거의 읽고 있는 책이 있는 아이들이다. 그 학생 중 한 명이 아몬드를 추천해주었고 작년 말에 아몬드를 읽었다. 너무 충격적이게 좋아서 다른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페인트를 추천해주었다. 아몬드 만큼은 아니었지만 꽤 괜찮은 작품이어서 다른 작품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시간을 파는 상점을 추천해주었다. 이 책도 너무 좋았다. 그렇게 몇 권의 청소년 문학 작품을 읽었고 어제는 책장에 오랫동안 묵혀두었던 완득이를 읽었다. 

 

몇 권 안 되긴 하지만, 지금까지 읽었던 청소년 문학엔 공통된 메시지의 흐름이 있는 것 같다. 

 

홀로 서지 말라는 것. 

 

어떻게든 우리는 얽혀 있고, 돕고 도움을 받으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어쩌면 완벽하게 독립적인 인생이라는 것이 환상에 불과하다는 생각도 든다. 자기가 가진 어려움을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이가 한 사람만 있어도 우리는 살 만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은 정말 드물잖아. 때로는 가장 가까운 가족에게도 이해받지 못하고 공감받지 못하는 게 우리의 삶이다. 

 

그런데, 그런 사람이 없으면 나 스스로가 내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면 된다. 내가 내 마음을 살피고, 나를 공감해주고, 나를 인정해주고. 그러다보면 가끔 나와 비슷한 사람의 아픔도 보인다. 

 

아마 완득이의 욕쟁이 담임 똥주도 그런 사람이지 않았을까. 그래서 완득이 아버지가 똥주로부터 완득이에 대해서 들었던 이야기를 완득이이게 해주는 장면이 소설의 가장 좋은 부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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