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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없다. 가끔 내 상태를 겉으로 표현할 때 자동차의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동시에 잡고 있는 것 같다는 말을 할 때가 있다. 정말 그 말이 맞는 것 같다. 정말 시원하게 달리고 싶은 간절한 마음이 있는 반면에 그것을 브레이크처럼 잡아끄는 마음이 동시에 존재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그러다 엔진은 과열이 되고 자동차는 퍼져버리는 상황. 지금 딱 그 꼴이다. 매일 집과 일터를 기계처럼 왔다갔다 하면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어디든 숨고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다. 나를 잡아끄는 건 도대체 뭔지, 그걸 알면 잘라버리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것도 결국은 내 마음이다. 누구한테 말하기도 좀 힘들다. 뭐라고 말할거야. 뭐가 힘들다고 말할 거야. 말로 잘 표현할 수도 없다. 그래서 누구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서 더.. 2023. 10. 10.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 감상평 이 영화는 여러가지 이야깃거리가 있는 영화이고 영화를 보는 사람마다 다양하게 해석이 가능한 영화다. 사랑에 대한 각자의 정의에 따라 등장인물 각각을 편을 들 수도 있고, 인생에 대한 각자의 철학에 따라 결론을 바라보는 관점도 매우 다른 그런 영화다. 어떤 사람은 영화의 주제 자체도 너무 별로라고 할 수도 있다. 이 영화를 '권태와 설렘'의 관점으로 보기도 하지만, 단순히 배우자에게 권태감을 느껴서 주인공인 마고가 대니얼이 눈에 들어온 것은 아닐 것 같다. 그것은 권태와는 관련이 없다. 권태는 당연한 감정이고 그것이 관계를 흔들 만큼의 강력한 힘이 있다고 생각하진 않기 때문이다. 마고와 루 마고와 루는 몇년차 부부이다. 누가 봐도 평범한 부부이고 화목해보인다. 장난도 많이 치고 친구처럼 지내는 부부로 등장.. 2023. 7. 15.
[마음약방] 지은이 뮤약사 뮤약사님의 [마음약방] 첫 장을 펼치고 목차를 봤는데, 목차에 있는 소제목 하나 하나가 너무 시선을 끌어서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세이 목차의 소제목을 보고 빨리 읽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게 쉽지 않은데 정말 읽기 전부터 기대되는 마음이었다. 재밌었던 일은 이 책을 먼저 읽고나서 이 책을 쓴 분이 내가 아는 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OO쌤이 뮤약사였어요?" 그런데 어쩐지 그분이 뮤약사일 것 같았다. 책의 앞 부분은 뮤약사 작가님이 약사가 되는 과정이 언급되어 있는데, 정말 혼란스럽고 어려운 시기를 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자기의 문제가 무엇인지 파악해보고 싶은 마음과 그런 탐구를 시작하는 과정 또한 절절한 마음으로 읽게 되었다.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그런 혼란이 이.. 2023. 6. 28.
소설 [우리 없는 세상] 감상평 자살이라는 소재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자연스러운 일은 아니다. 때로는 주변에서 실제로 접하는 일이기도 하고 뉴스 기사에서는 거의 매일 관련된 기사가 쏟아지기도 하지만, 마치 그 이야기는 입 밖으로 내놓지 않겠다고 다같이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외면 받는 주제다. 나에게 멀지 않은 주제이기도 한데 (당장 죽고 싶다는 뜻은 아니다), 몇년 전에는 SNS 에서 '자살'이라는 키워드를 뮤트해 놓기도 했었다. 그 두 글자를 보는 것 만으로도 괴로운 때였기 때문에. 이 책을 알게 된 건 WPI 센터 모임 뒷풀이에서 우연히 합석하게 된 연구원 분을 통해서였는데, 본인이 기획과 번역 그리고 출판까지 '1인 출판'을 형식으로 책을 내셨다고 말씀해주셨다. WPI 프로파일 M자라고 본인을 소개해주셨는데,.. 2023. 6. 22.
WPI 상담 실습 1학기를 마치며.. 지난 토요일 최종 발표를 끝으로 3개월여간 이어졌던 상담실습 과정 1학기를 마쳤다. 우리 조의 최종발표를 맡아서 이 과정에 참여하게 된 이유와 이 과정을 통해서 변화된 부분을 정리하여 발표를 했는데, 열 몇 가지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갔다. 처음 발표를 맡게 되었을 때 어떤 얘기를 해야하나 전혀 고민하지 않았다.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 확인한 부분이 명확했고, WPI를 공부하면서 이것을 통해 내가 앞으로 해야할 일도 명확하게 느껴졌기 때문에. WPI를 공부하면서 사람들은 보통 관심도 없고 잘 알지도 못하는, 그리고 알고 싶어하지 않는 어떤 '지혜'에 접근해 나간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 재밌고 의미있다고 느꼈던 것 같다. 우리 학생들의 프로파일을 보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알아간다는 것도 나름.. 2023. 6. 19.
<빌리 엘리엇> 아버지 재키 중등부 수업 준비 하다가 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 반갑더라고. 좋아하는 영화이기도 하고 내용도 잘 기억하고 있어서 학생들에게 줄거리를 쭉 설명해줬는데, 다시 한번 보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퇴근하고 자기전에 정주행했다. 그런데 예전에 봤을 때와는 다르게 주인공 빌리보다는 비리의 아버지 '재키'와 '윌킨슨' 선생님께 시선이 많이 가더라고. 빌리는 섬세하고 민감한 마음을 가졌고 나름 남다른 뭔가를 추구하고 싶은 마음을 가졌는데, 춤을 좋아하는 자기가 처음엔 좀 이상한가 싶다가도 결국은 마음이 끌리는대로 무작정 해보게 된다. '일단 무작정 해보기' 라는 게 어찌보면 쉽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뚜렷하게 알고 옆뒤 안 보고 해본다는 건 뭔가를 뚫고 지나가야하는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빌.. 2023. 6. 16.
영어학원의 자체 제작 교재 학원을 개원하고 8년 동안 계속 교재를 직접 만들어서 학생들에게 배부하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교재를 선정할 때 고려하는 것은 첫째, 학생들의 수준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학생들의 흥미, 마지막으로 시사적 이슈를 담은 교재를 선정하려고 한다. 시사적 이슈를 담은 리딩 지문이 무조건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조금이라도 학생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초등 4~5학년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리딩 지문은 '매직패스 논란'에 관한 영자 신문 기사다. 우리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이 이슈에 대해서 큰 관심은 없다. 그런데 어찌보면 지금 초등학생인 우리 학생들이 이 이슈에 당사자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생들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이슈의 정체는 무엇이고, 나의.. 2023. 6. 15.
트레이닝을 하면서.. 요즘 강사를 트레이닝하면서 꽤 재미를 느끼고 있다. 분명 난 내가 가진 노하우나 지식을 누군가에게 전수해 줄 때 즐거움을 느끼는 사람이 맞는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하고자 하는 수업의 방향성이 뚜렷한 만큼 트레이닝하는 선생님께 드릴 수 있는 피드백도 명확하다는 것 또한 느끼고 있다. 얼마만큼 이해하고 성장하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이 과정이 그분께는 분명한 성장의 기회는 맞다. 어디 가서도 이런 트레이닝을 받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보통 이름 있는 대형 어학원이라고 하는 곳도 강사에게 교재가 주어지고 효율적으로 교재를 커버하는 것이 수업의 목표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인데, 그렇게 되면 학생들의 필요와 특성은 무시하고 강사 자신에게 주어진 미션만 완성한다는 차원에서 수업이 구성될 수 밖에 없기.. 2023. 6. 14.
일 밖에는 없다 요즘 일이 많아서 하루에 12시간 이상을 학원에서 보내고 있다. 스트레스가 좀 되는지 어깨가 너무 아픈데, 통증이 올 때마다 느끼는 게 어깨가 위로 살짝 올라와 있다. 뭔가 긴장을 하고 있는 거지.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 상태. 좀 신나고 즐겁게 하고 싶은데, 그렇게까지 하기는 쉽지가 않은 듯하다. 새로 출근한 직원을 트레이닝하고 여러가지 일을 시키고 있는데 나름 잘 따라오고 있다. 조금 미흡한 부분이 있는 것은 당연하기에 잘 하신 부분을 칭찬하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아직 수업을 익히기가 가장 중요한 상황이라 부원장으로서의 정체성을 기대하기는 아직 좀 이른 상태. 그래도 수업이 익숙해지고 이 분위기에 익숙해지면 나아질 거라고 기대한다. 꼭 그렇게 되실 거다. 이렇게 수업을 가르치면서 트레이닝을 하고 있.. 2023. 6. 13.